'아무도 풀지 못했다' 극악의 1·3번 루트… 카우나스 남자 볼더 결승전 명승부
김주운 기자 (wingme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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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월드클라이밍 카우나스 유럽 시리즈 성료…
샘 아베주 볼더링 우승
- 남자부 샘 아베주(프랑스), 1~3위 격차 단 0.7점의 피 말리는 접전 끝에 금메달 획득 - 여자부 리나 푸나(슬로베니아), 마지막 4번 루트에서 대역전 드라마 연출하며 정상 등극 - 극악의 코디네이션 및 밸런스 과제 출제… 세계 무대 노리는 유소년 유망주들에게 기술적 시사점 남겨
이번 카우나스 대회의 루트 세팅은 현대 볼더링 기술의 진화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힘과 다이내믹한 움직임은 물론, 매크로 홀드에서의 미세한 밸런스 조절, 엄지와 집게손가락(핀치 그립)의 활용, 그리고 불안정한 자세에서의 완벽한 코어 통제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특히, 우승자들의 위기관리 능력과 영리한 전술 수정(다이노 궤도 변경 등)은 세계 무대를 준비하는 유소년 엘리트 클라이머들의 훈련 지표로 삼기에 충분한 기술적 시사점을 남겼다. 압도적인 피지컬이나 신장 조건보다, 어떤 환경에서도 무게 중심을 잃지 않는 하체 감각과 코어의 결합이 최상위권 진입의 필수 조건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대회였다.

이번 남자부 결승전은 1위부터 3위까지의 점수 차이가 불과 0.7점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숨 막히는 초접전이었습니다. 특히 1번과 3번 루트에서 단 한 명의 완등자도 나오지 않을 만큼 '코어와 밸런스를 결합한 코디네이션(Coordination)' 능력을 극한으로 시험한 무대였습니다.
루트별 과제 특성 및 경기 흐름 분석

루트 1: 코디네이션 (마의 스타트 구간, 전원 완등 실패)
특징: 매크로 홀드를 누르며 일어서는 첫 스타트 동작부터 선수들의 발목을 잡은 극악의 난이도였습니다.
분석: 신체 조건이 좋은 루카 마틴스(장신)조차 몸을 구겨 넣지 못해 실패할 정도로 공간 지각력과 섬세한 체중 이동이 필요했습니다. 단 3명(샘 아베주, 요나탄 카츠, 오르 마크)만이 10점 포인트를 획득했으며, 이 10점이 결국 포디움(1~3위)을 결정짓는 핵심 점수가 되었습니다.
루트 2: 코디네이션 + 파워 (순위 경쟁의 분수령)
특징: 한 손 다이노, 더블 다이노 등 파워풀한 동작이 연속되는 구간으로 8명 중 6명이 완등에 성공했습니다.
분석: 오르 코헨(4위)과 루카스 모크롤루스키(5위)가 각각 1번, 2번의 적은 시도 횟수로 완등하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우승자 샘 아베주는 한 손 다이노에서 추락을 거듭하자 즉시 두 손 다이노로 등반 방식을 수정하는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며 7번의 시도 끝에 완등을 챙겼습니다.

루트 3: 코디네이션 + 밸런스 (완등을 허락하지 않은 크림프와 매크로)
특징: 10점 획득 후 25점 완등 홀드로 가는 길목에서 선수들의 밸런스가 모조리 무너진 마의 루트입니다. (전원 완등 실패)
분석: 잡기 힘든 크림프 홀드와 커다란 매크로 홀드 사이에서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전진 시 밸런스가 무너져 추락하는 패턴이 반복되었습니다. 샘 아베주와 오르 코헨 등 여러 선수가 타임아웃을 기록할 정도로 체력과 시간 소모가 극심했습니다.
루트 4: 다이내믹 무브 (우승자를 결정지은 피날레)
특징: 과감한 런지와 토훅(Toe-hook), 핀치 그립 등 다이내믹한 기술의 종합 선물 세트였습니다.
분석: 이 루트가 최종 순위를 갈랐습니다. 요나탄 카츠가 잦은 추락 끝에 10번의 시도로 투혼의 완등을 이뤄냈고, 오르 마크 역시 6번 만에 완등하며 이스라엘 선수들이 분전했습니다. 하지만 1위 샘 아베주가 완벽한 토훅과 무게중심 분산 기술을 선보이며 단 1회 시도 만에 완등(플래시)을 기록,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주요 선수 등반 리뷰

샘 아베주 (프랑스, 68.9점): 영리한 전술과 완벽한 마무리 가장 까다로웠던 1번 루트에서 10점을 챙기며 기본기를 증명했고, 2번 루트에서는 자신의 약점을 빠르게 파악해 무브를 수정(한 손 다이노 ➡️ 두 손 다이노)하는 영리함을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체력이 바닥난 4번 루트에서 보여준 완벽한 플래시(1회 완등)는 그가 왜 챔피언인지 증명하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요나탄 카츠 (이스라엘, 68.7점): 불굴의 투지와 뒷심 1번 루트에서 10점 홀드를 몸 진행 방향으로 밀어내며 버티는 등 고도의 테크닉을 보여주었습니다. 4번 루트에서 초반 잦은 실수에도 멘탈을 잃지 않고 10번의 시도 끝에 기어코 완등해 낸 불굴의 투지가 은메달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우승자와의 격차는 단 0.2점 차이였습니다.
오르 마크 (이스라엘, 68.2점): 침착함이 돋보인 정교한 컨트롤 1번 루트 마지막 시도에서 양발을 순차적으로 살포시 뛰며 안착한 뒤 집게손가락으로 버티는 섬세한 컨트롤이 매우 돋보였습니다. 4번 루트에서도 추락 후 흔들리지 않고 재시도하여 완등하는 등 멘탈 관리가 훌륭했습니다.
총평: 이번 대회는 단순히 힘찬 도약(다이노)만으로는 결코 득점할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토훅을 이용한 순간적인 신체 고정, 집게손(핀치)과 엄지의 활용, 그리고 무엇보다 매크로 홀드 위에서 몸을 일으켜 세울 때의 미세한 코어 밸런스가 성패를 좌우했습니다. 특히 아무도 완등하지 못한 1번, 3번 루트는 현대 볼더링 세팅이 얼마나 더 기술적이고 복합적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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